이번 달 해외 매체에는 서로 다른 대륙의 집 세 채가 소개됐다. 멕시코의 작은 벽돌집, 브라질의 넓은 대지에 앉은 주택, 뉴질랜드에서 가족 차고 위에 올린 집이다. 규모와 환경은 제각각이지만 세 집이 공통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다. 넓이보다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다.

멕시코: 비울 수 있어야 쓸 수 있는 집

AD España에 따르면 멕시코의 설계 사무소 Estudio Tecalli는 퍼포먼스 작업을 하는 안무가를 위해 74㎡ 규모의 벽돌집을 설계했다. 이 집의 핵심은 연습할 때 공간을 통째로 비울 수 있게 만든 구성이다. 가구와 살림으로 방을 채우는 대신, 필요할 때 언제든 빈 바닥이 드러나도록 계획했다. 천장에는 집을 이루는 벽에서 나온 잔여물을 칠해 재료가 집 안에서 다시 쓰이도록 했다.

작은 집일수록 수납을 늘리는 쪽으로 고민하기 쉽다. 이 사례는 반대로 비워 둘 수 있는 상태 자체를 기능으로 본다.

브라질: 땅의 생김새를 그대로 살리다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Daniel Fromer가 설계한 Ība 주택은 브라질 바이아주 남부, 5,000㎡를 조금 넘는 대지에 있다. 조경가 Rodrigo Oliveira가 이 땅에 끌린 것이 출발점이었다. 집은 자연 그대로 자란 정원과 사람이 가꾼 정원 사이에 놓였다. 대지는 마치 천연 원형극장처럼 생겨 풍경 쪽으로 열려 있고, 해 지는 모습을 보기 좋다. 설계는 처음부터 끝까지 원래 지형을 건드리지 않는 쪽을 택했다.

뉴질랜드: 따로, 또 가까이 사는 다운사이징

HOMESTYLE에 따르면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가족 가운데 건축가 두 사람이 어머니를 위해 가족 차고 위에 70㎡짜리 집을 설계했다. 현관은 거리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게 따로 냈다. 거주자 Chris Shaw의 현관 계단에는 물뿌리개가 하나 놓인다. 물뿌리개가 밖에 나와 있으면 손주들이 알아서 문을 열고 들어와도 되고, 없으면 들어오지 않는다. 가족이 함께 고민해 만든 약속이다. 집을 줄이면서도 독립성과 가족과의 거리를 스스로 정한 방식이다.

세 집에서 읽히는 흐름

  • 면적보다 쓰임새: 74㎡, 70㎡처럼 작은 집도 생활 방식에 맞추면 충분히 넉넉해진다.
  • 주변과의 관계: 브라질 주택은 지형과 풍경을, 뉴질랜드 주택은 가족과의 거리를 먼저 설계했다.
  • 재료와 규칙의 재해석: 벽에서 나온 재료를 천장에 다시 쓰거나, 물뿌리개 하나로 출입 규칙을 정하는 식의 작은 아이디어가 집의 개성이 된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거실 한쪽을 가구 없이 비워 두는 구역으로 정하고, 바퀴 달린 수납이나 접이식 가구로 필요할 때만 꺼내 쓴다.
  • 수납을 더 늘리기 전에 물건을 줄이고, 바닥이 드러나는 면적을 기준으로 가구 배치를 다시 짠다.
  •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나 하늘 쪽으로 의자와 소파 방향을 돌려 바깥 풍경을 실내의 일부로 들인다.
  • 부모님과 가까이 살거나 함께 산다면 현관, 방문 등 출입 동선과 방문 규칙을 미리 정해 서로의 독립성을 지킨다.
  • 리모델링 때 뜯어낸 목재나 타일을 선반이나 포인트 마감에 다시 쓸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