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같은 날 전해진 소식 두 건은 겉으로 보면 거리가 멀다. 하나는 도심의 햄버거 매장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반세기도 더 전에 한 배우가 고른 시골 저택 이야기다. 그런데 두 공간 모두 새로움보다 기억과 뿌리를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밀라노: 옛 도시 카페를 지금의 언어로

이탈리아 매체 Living(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파리에서 스매시버거로 이름난 브랜드 DUMBO가 밀라노 포르타 베네치아 지역에 새 매장을 열었다. 실내 설계는 이 브랜드와 이전에도 함께 작업한 Rodaa Studio가 맡았다.

주요 재료는 네 가지다.

  • 짙은 색 목재
  • 이탈리아산 녹색 대리석
  • 금속 마감 표면
  • 큰 창처럼 테를 둘러 보이게 한 주방

매체는 이 구성이 밀라노의 전통 카페에서 볼 수 있던 요소들을 가져와 동시대 감각으로 다시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파리에서 온 브랜드가 밀라노에 들어오면서 본점 분위기를 그대로 옮기지 않고 그 도시의 카페 문화를 빌려 왔다는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주방을 액자처럼 보여 주는 방식은 조리 공간을 감추지 않고 실내 풍경의 일부로 만드는 연출이기도 하다.

프랑스: 가족의 뿌리와 정원을 따라간 집

프랑스 매체 Deco.fr에 따르면, 배우 루이 드 퓌네스는 1967년 소유하던 부동산 세 곳을 내주고 루아르아틀랑티크 지방의 큰 저택인 클레르몽 성을 얻었다. 매체는 이 선택이 위신을 좇은 것이라기보다 아내 집안의 뿌리가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컸고, 그가 좋아하던 정원 가꾸기에 마음껏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집을 고를 때 크기나 화려함보다 그 장소와 이어진 이야기, 그리고 그곳에서 이어 갈 수 있는 일상의 즐거움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두 사례가 함께 보여 주는 흐름

두 나라 사례는 규모도 용도도 다르다. 밀라노 매장은 도시의 공공 문화인 카페를 재료와 형태로 불러냈고, 프랑스의 저택은 한 가족의 개인적 기억과 취미를 중심에 두었다. 그래도 공통점은 분명하다. 공간의 정체성이 유행하는 스타일보다 장소의 역사, 그곳에서 살 사람의 삶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새로 꾸미더라도 무엇을 이어받을지 먼저 정하는 접근은 상업 공간과 주거 공간 모두에 해당된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짙은 원목, 녹색 계열 석재 느낌의 상판, 금속 손잡이처럼 성격이 다른 재료를 두세 가지로 제한해 조합하면 클래식한 카페 분위기를 차분하게 낼 수 있다.
  • 대면형 주방이나 오픈 선반이 있는 집이라면 주방 입구나 아일랜드 주변에 몰딩·프레임을 둘러 조리 공간을 하나의 장면처럼 보이게 연출해 본다.
  • 부모님 집에서 쓰던 가구나 소품 하나를 버리지 말고 새 인테리어의 중심에 두면 집에 가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 아파트에서도 베란다나 창가 한쪽을 화분과 작업대가 있는 작은 정원 코너로 만들면 취미가 일상 공간 안으로 들어온다.
  • 리모델링 전에 우리 집에서 꼭 남기고 싶은 기억과 습관을 먼저 적어 보고, 그 목록을 기준으로 스타일과 자재를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