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여러 나라 인테리어·건축 매체에 실린 소식을 나란히 놓으면 공통된 흐름 하나가 보인다. 무언가를 화려하게 덧붙이기보다 재료와 구조를 드러내고, 공간의 마지막 완성은 그곳에 사는 사람에게 맡기는 방향이다. 스페인, 브라질, 일본에서 나온 사례 세 가지를 묶어 읽어 본다.
스페인: 날것의 재료와 과감한 색
AD España에 따르면 XStudio는 얼굴을 가린 초상 사진으로 먼저 눈길을 끄는 스튜디오다. 다만 매체가 주목한 것은 그 수수께끼보다 작업 방식이다. 마감재로 덮지 않은 재료를 그대로 드러내고 여기에 강한 색을 더해,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극단적인' 집을 만든다. 공간을 빈틈없이 채우지 않고 거주자가 이야기를 이어 갈 여지를 남긴다는 점이 핵심이다.
브라질: 열린 주방과 1950년대의 흔적
이탈리아 매체 Living(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상파울루의 세련된 주거지 파라이주 지역에 있는 한 아파트는 COTA760 Arquitetura가 실내를 다시 설계하면서, 거실 쪽으로 열린 주방이 집의 중심이 됐다. 설계는 두 갈래로 진행됐다. 하나는 실내 배치를 요즘 생활 방식에 맞게 다시 짜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1950년대 당시 모습을 보여 주는 일부 디테일과 마감을 남겨 두는 것이었다. 이 집에는 가브리엘이라는 거주자가 반려견과 함께 산다.
일본: 이웃 건물과 이어지는 풍경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Shigeru Ban Architects가 설계한 도요타시 박물관은 부지 동쪽에 들어설 계획이다. 옆에 있는 도요타시 미술관과 같은 쪽에 배치해 부지를 하나로 묶어 쓸 수 있게 했다. 서쪽은 미술관과 끊김 없이 이어지는 조경으로 계획해 두 필지를 통합하는 역할을 맡겼다. 주택은 아니지만, 건물 하나보다 주변과의 관계까지 설계한다는 관점은 집 안 공간을 짤 때도 참고할 만하다.
세 나라의 공통점과 차이
세 사례 모두 경계를 줄이고 공간을 이어 붙이는 일에 관심을 둔다. 브라질 아파트는 주방과 거실을, 일본 박물관은 두 필지를, 스페인 스튜디오는 공간과 거주자의 삶을 잇는다. 차이는 표현의 강도에 있다. 스페인은 재료와 색을 강하게 쓰고, 브라질은 옛 마감을 살려 집의 시간을 차분하게 이어 가며, 일본은 건물을 풍경 속에 녹이는 쪽을 택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주방과 거실의 연결 점검: 식탁이나 아일랜드 위치만 바꿔도 주방이 거실을 바라보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벽을 철거하려면 먼저 관리사무소와 구조 안전 여부를 확인한다.
- 남길 것부터 고르기: 오래된 집이라면 전부 뜯어내기 전에 상태가 좋은 문틀, 몰딩, 타일 가운데 집의 이력을 보여 줄 요소를 먼저 정해 둔다.
- 재료를 드러내는 마감: 벽 한 면이나 선반 하나만이라도 원목, 콘크리트처럼 재료 고유의 질감을 살리면 공간 인상이 달라진다.
- 강한 색은 한 곳에: 집 전체를 바꾸기보다 현관문, 벽 한 면, 수납장 문처럼 한 지점에 과감한 색을 써서 포인트를 준다.
- 비워 두는 여백: 처음부터 모두 채우지 말고, 살면서 가구와 소품을 더해 갈 자리를 남겨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