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건축 소식 세 건은 각기 다른 곳에서 나왔지만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 공간을 더 채우기보다 비워 두고, 새로 짓기보다 있는 건물을 고쳐 쓰며, 그 선택이 남기는 탄소를 숫자로 따져 보려는 흐름이다.
집의 절반을 안뜰로 내준 주택
ArchDaily 브라질판에 따르면 Tomoaki Uno Architects가 설계한 Casa Mikagecho는 평면 구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겉으로는 건물 전체가 실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생활할 수 있는 면적은 내부의 절반 정도다. 나머지 절반은 '나카니와'라고 부르는 안뜰, 곧 바깥 공간으로 남겨 두었다.
방을 하나라도 더 넣으려는 흔한 설계와 달리, 이 집은 비어 있는 마당을 한가운데에 둔다. 집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면적보다 빛과 바람이 드나드는 여백이라는 발상이다.
설계 단계에서 탄소 예산을 계산하다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건축사무소 HENN은 개별 건축 프로젝트의 이산화탄소 예산을 산출하는 무료 디지털 도구 CarbonBudget을 내놓았다. 건물 위치와 면적 같은 정보를 넣으면, 유럽 내 프로젝트의 배출량이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목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보다 1.5°C 이내로 묶는 것이다.
매체는 건설 분야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므로 설계 단계의 결정이 온난화를 늦추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VRDV NEXT의 CarbonSpace, Grimshaw의 Minoro, Henning Larsen의 OpenDetail처럼 디지털 정보를 공유해 탈탄소를 돕는 다른 설계사무소의 도구들도 함께 소개했다.
헐지도, 그대로 두지도 않는 선택
영국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에든버러 시의회는 옛 Scottish Widows 본사 건물을 일부 철거하고 남는 부분을 호텔로 바꾸는 계획을 승인했다. Twentieth Century Society와 Historic Environment Scotland가 문화유산 측면에서 우려를 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건물을 통째로 없애지도, 원래 모습 그대로 지키지도 않은 이 결정은 기존 구조를 얼마나 남기고 무엇을 바꿀지가 이제 건축의 핵심 쟁점이 됐음을 보여 준다.
세 소식이 겹치는 지점
규모와 맥락은 다르지만 세 사례 모두 면적을 늘리는 일보다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남길지 판단하는 데 무게를 둔다. 주택은 여백을, 설계 도구는 탄소를, 도시는 기존 건물의 쓸모를 다시 계산하고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한 곳은 비워 두기: 창가나 발코니 한쪽을 가구로 채우지 말고 빛과 바람이 지나는 여백으로 남기면 집이 한결 넓어 보인다.
- 철거 전에 남길 것 목록 만들기: 문짝, 붙박이장, 몰딩처럼 상태가 괜찮은 요소는 도장이나 시트 작업으로 살릴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본다.
- 전면 교체보다 부분 손보기: 손잡이, 조명, 수전처럼 작은 부분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버려지는 폐자재도 줄어든다.
- 방의 용도 바꿔 보기: 잘 쓰지 않는 방은 구조를 고치지 않고도 가구 배치만 바꿔 서재나 취미실로 다시 쓸 수 있다.
- 통풍 동선 확인하기: 가구를 놓기 전에 맞바람이 통하는 창과 문 사이를 막지 않도록 배치를 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