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해외 건축 매체를 보면 집이 들어설 땅을 먼저 살피고 그 조건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는 주거 프로젝트가 자주 눈에 띈다. 2026년 10월 8일 멕시코와 일본에서 나란히 소개된 두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한쪽은 카리브해 연안의 정글, 다른 한쪽은 남쪽 섬 오키나와다. 기후와 문화는 전혀 다르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장소가 가진 성격을 건축의 중심에 놓는다.
멕시코 툴룸: 지속가능성과 전통 기법을 함께 쓰다
AD México y Latinoamérica에 따르면 멕시코 카리브 연안 툴룸의 주거 프로젝트 La Reserva Tulum은 지속가능한 건축과 전통 기법을 하나로 엮은 사례다. 매체는 이 프로젝트를 정글 속에서 여러 건축 요소가 어우러지는 하나의 '교향곡'에 빗댔다. 친환경이라는 현대적 목표를 이루는 수단으로 지역에서 오래 써 온 방식을 다시 불러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일본 오키나와: 입지를 살리는 빌라 계획
Casa BRUTUS에 따르면 입지를 살린 독특한 건축으로 주목받아 온 NOT A HOTEL이 오키나와에 빌라를 짓는 계획을 세웠고, 설계는 스위스 건축 스튜디오 헤르초크 앤드 드 뫼롱이 맡았다. 매체는 이 계획을 두고 자크 헤르초크를 직접 인터뷰했다. 세계적인 설계 스튜디오가 섬의 지형과 풍경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두 사례가 보여 주는 공통의 흐름
두 나라의 출발점은 다르다. 멕시코 사례는 지속가능성과 전통 기술을 앞세우고, 일본 사례는 해외 건축가가 입지를 새롭게 해석하는 데 초점이 있다. 그래도 공통점이 분명하다. 두 프로젝트 모두 어디에 지어도 똑같은 집이 아니라 그 장소에서만 가능한 집을 목표로 한다. 자연환경을 배경으로만 두지 않고 설계의 재료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주거 건축의 중요한 흐름이 되고 있다.
땅과 기후, 지역의 손기술을 읽는 일이 곧 디자인이 되는 시대다.
대규모 신축이 아니어도 이런 관점은 일상의 집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우리 집의 창 방향, 바깥 풍경, 계절에 따른 빛과 바람을 먼저 살피는 것이 출발점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창 밖 풍경을 기준으로 배치하기: 소파나 식탁은 TV 벽보다 창 쪽 시야를 우선해 놓고, 베란다 너머 나무나 하늘이 보이는 자리를 살린다.
- 빛과 바람의 길 확인하기: 공사 전에 시간대별 햇빛이 드는 방향과 맞통풍 경로를 기록해 두고, 이 길을 가로막는 붙박이 가구는 피한다.
- 지역적이고 자연스러운 재료 쓰기: 나무, 흙빛 도장, 한지처럼 질감이 살아 있는 재료를 포인트 벽이나 조명갓에 써서 한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 전통 방식에서 아이디어 얻기: 처마 대신 차양이나 블라인드로 여름 햇빛을 조절하고, 툇마루처럼 창가에 낮은 평상을 두어 실내와 바깥을 잇는 자리를 만든다.
- 오래 쓰는 방향으로 고르기: 유행을 타는 마감보다 보수하기 쉽고 교체 주기가 긴 마감재를 골라 지속가능성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