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인테리어 매체에 실린 집 세 곳은 규모도 지역도 다르다.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 새로 사들이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살리고, 넓은 면적보다 계획으로 공간을 채운다는 점이다. 스위스 알프스의 산장,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작은 아파트, 호주의 소형 주택 두 채를 차례로 살펴본다.

스위스: 지은 지 얼마 안 된 산장을 오래된 집처럼

미국 Architectural Digest에 따르면, AD100에 이름을 올린 디자이너 악셀 베르부르트(Axel Vervoordt)는 1980년대에 지어진 스위스 알프스의 샬레를 고요한 산속 휴식처로 바꿨다. 그는 수백 년 된 목재 마감재와 아주 오래된 돌을 들여와 썼고, 예술 작품과 건축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공을 들였다. 매체는 이 집이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건물 자체는 40년 남짓 되었지만, 시간이 쌓인 재료가 집에 깊이를 더한 셈이다.

러시아: 28㎡ 길쭉한 집에 담은 취향

프랑스 AD Magazine France에 따르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 아파트는 면적이 28㎡이고 폭이 좁고 앞뒤로 긴 구조다. 집주인은 여행에서 가져온 기념품, 앤티크 소품, 빈티지 가구에 현대 작가의 작품까지 한 공간에 섞어 두었다. 작은 집이라고 비워 두기만 한 것이 아니다. 물건 하나하나에 사연이 있어서 좁은 면적에서도 개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호주: 같은 평면, 서로 다른 얼굴

호주 The Design Files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Archterra의 대표 건축가 폴 오라일리(Paul O’Reilly)는 마음에 맞는 의뢰를 기다리다 지쳐 직접 집을 짓기로 했다. 그렇게 나온 ‘Sibling Houses’는 서로 이어진 주택 두 채다. 두 집은 평면도가 같지만 입면과 외장재를 조금씩 달리해 각자 다른 인상을 준다. 건축비는 한 채당 30만 달러 미만이었다. 비용을 아끼는 계획과 지속가능한 설계가 함께 갈 수 있다는 사례로 소개됐다.

세 사례의 공통점과 차이

스위스 산장은 오래된 재료로 분위기를 만들었고, 러시아 아파트는 오래된 물건으로 취향을 드러냈다. 호주 주택은 같은 설계를 반복해 비용을 줄이면서 마감재로 차이를 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세 집 모두 무조건 새것, 무조건 넓은 것을 따르지 않는다. 재료와 물건의 이야기, 그리고 꼼꼼한 계획을 앞세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오래된 재료 한 가지 들이기: 집 전체를 바꾸기보다 고재 선반이나 원목 상판처럼 세월이 느껴지는 재료를 한 곳에 써서 포인트를 준다.
  • 복도형 공간은 길이를 활용: 좁고 긴 방이나 복도에는 한쪽 벽을 따라 낮은 수납장을 이어 두고, 그 위를 소품 진열대로 쓴다.
  • 물건은 사연 위주로 고르기: 여행 기념품이나 물려받은 가구처럼 의미 있는 물건만 남겨 진열하면, 작은 집도 어수선하지 않고 개성이 산다.
  • 같은 구조, 다른 마감: 방마다 구조가 비슷하다면 벽지, 도장 색, 바닥재처럼 마감만 달리해도 공간마다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 공사 전 계획에 시간 쓰기: 평면과 동선을 먼저 확정해 두면 중간에 바꾸는 일이 줄어 셀프 인테리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