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짓는 집보다 이미 있는 집을 어떻게 다시 살릴지가 세계 주거 디자인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번 주 미국과 이탈리아 매체가 각각 소개한 두 채의 옛집은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답을 내놓는다. 한쪽은 원래 시대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 집중했고, 다른 쪽은 오랜 세월 덧붙여진 구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었다.

뉴욕 소호, 수십 년에 걸친 복원

미국 Curbed(New York Magazine)에 따르면, 뉴욕 소호의 한 타운하우스는 한때 낡고 망가진 하숙집이었다. 이 집은 수십 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되살아났고, 결국 건축 당시의 시대 양식을 충실히 되찾는 수준의 복원에 이르렀다. 매체는 이를 한 사람이 평생을 바친 작업으로 소개했다.

이 사례에서 눈여겨볼 점은 속도다. 한 번에 모든 것을 갈아엎는 대신, 오랜 기간 손을 보며 집의 원형을 되찾아갔다. 복원은 결과물만큼이나 과정 자체가 집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몬셀리체, 경사를 따라 자란 집

이탈리아 Living(Corriere della Sera)에 따르면, 파도바주 몬셀리체에 있는 한 옛집은 바위 언덕의 옆면을 따라 위로 올라가는 형태다. 땅의 기울기와 성소로 향하는 기념비적인 길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며, 치니 성과 일곱 성당 성소 사이에 자리한다.

이 집은 처음부터 한 번에 지어진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여러 차례 덧붙여지면서 지금의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됐다. 외관은 계획 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건축 특유의 불규칙한 모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매체는 이 오래된 수직형 집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공간의 연속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두 집의 차이와 공통점

뉴욕의 사례가 특정 시대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복원이라면, 이탈리아 사례는 여러 시기에 쌓인 흔적을 '이어 붙이는' 재구성에 가깝다. 접근은 다르지만 두 집 모두 기존 건물이 가진 조건을 지우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시대의 양식을, 하나는 땅의 경사와 증축의 흔적을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오래된 집의 단점처럼 보이던 요소가 오히려 그 집만의 개성이 된다.

이는 낡은 집을 고칠 때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꿀지 먼저 정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운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남길 것부터 정하기: 구축 아파트나 단독주택을 고치기 전, 기존 몰딩·창호·마루 등 살릴 만한 요소를 목록으로 정리해 두면 철거 범위를 줄일 수 있다.
  • 단계별로 나눠 고치기: 한 번에 전체를 바꾸기 어렵다면 욕실, 주방, 거실처럼 공간별로 순서를 정해 천천히 진행해도 충분하다.
  • 공간의 흐름 만들기: 방과 방 사이에 같은 바닥재나 벽 색을 이어 쓰면 작은 집에서도 공간이 끊기지 않고 연결된 느낌을 준다.
  • 단차와 구조를 개성으로: 복층, 계단, 기둥처럼 고치기 어려운 구조는 감추기보다 수납이나 포인트 조명 자리로 활용해 본다.
  • 과정 기록하기: 시공 전후 사진과 메모를 남기면 다음 손볼 곳을 정할 때 판단 기준이 되고 집의 이력도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