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인테리어 매체들은 화려한 새 공간보다 이미 가진 공간과 물건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더 관심을 두었다. 스페인, 미국, 호주, 일본에서 나온 기사 네 편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정리, 오래 쓰기, 신중한 구매, 기억이라는 키워드가 차례로 드러난다.

스페인: 팬트리도 보기 좋은 공간이 된다

AD España는 건축과 아름다운 집만큼이나 물건이 제자리에 놓인 모습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식료품 저장 공간을 정돈하는 아이디어 9가지를 소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아무리 어수선한 팬트리라도 쓰기 편하고 보기에도 좋은 구석으로 바꿀 수 있다. 수납을 숨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인테리어의 일부로 보는 시각이다.

미국: 낡은 물건과 함께 사는 즐거움

Apartment Therapy에 실린 글의 필자는 2019년 말 메인주 포틀랜드의 중고품 가게에서 아내와 함께 1944년산 스미스-코로나 스탠더드 수동 타자기를 샀다. 시인이자 극작가인 아내는 타자기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소리가 큰 구형 수동 모델보다는 전동 타자기를 선호해 왔다. 필자도 평소에는 주로 노트북으로 일한다. 그런데도 시끄럽고 불편한 이 기계로 글을 쓰는 일이 어느 때보다 즐겁다고 말한다. 효율보다 손맛과 경험을 주는 오래된 물건이 다시 집 안에 자리를 얻고 있다.

호주: 큰 가전은 사기 전에 먼저 따져 본다

Homes To Love에 따르면 좋은 세탁기는 돈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다. 다만 1,500달러를 쓰기 전에, 그리고 검색창을 열기 전에 스스로 답해 봐야 할 질문들이 있다고 짚었다. 한번 들이면 오래 쓰는 대형 가전일수록 제품을 찾아보기 전에 우리 집 조건부터 정리하라는 조언이다.

일본: 도시의 기억을 다시 들여다보다

AXIS Web Magazine에 따르면 요코하마도시발전기념관은 10월 10일부터 12월 27일까지 '전후 요코하마의 빛과 그림자' 사진전을 연다. 쇼와 100년을 기념하는 이 전시에서는 사진가 五十嵐英壽, 常盤とよ子, 奥村泰宏 세 사람이 담은 점령기와 부흥기, 그리고 도시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집과 거리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돌아보는 일도 공간을 이해하는 한 방법이다.

네 나라에서 보이는 공통점

나라도 주제도 다르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새것으로 채우기보다 있는 것을 정돈하고, 사기 전에 꼼꼼히 따져 보고, 오래된 것의 가치를 다시 보는 태도다. 유행을 좇기보다 생활의 리듬에 맞춰 공간을 다듬으려는 흐름으로 읽힌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다용도실이나 주방 상부장 한 칸을 '작은 팬트리'로 정해 식품을 종류별로 모아 둔다. 그러면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보인다.
  • 저장 용기는 투명하거나 규격이 같은 것으로 맞춘다. 남은 양을 확인하기 쉽고 선반도 정돈되어 보인다.
  •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은 검색하기 전에 설치 공간 치수, 문 여는 방향, 가족 수와 세탁량부터 메모해 둔다.
  • 물려받았거나 중고로 산 오래된 물건 하나를 장식으로만 두지 말고 실제로 써 본다. 공간에 이야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