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건축·디자인 매체에 실린 소식들은 나라도 규모도 제각각이지만 하나의 질문으로 묶인다. 낡은 것을 손볼 것인가, 처음부터 다시 짤 것인가. 그 판단만큼 결과를 가르는 것은 '처음부터 함께 설계하는 것'과 '마감의 완성도'다.

스위스: 구조·설비·디자인을 한 번에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Penzel Valier는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의 회잉거베르크 데이터센터(HRZ)를 설계하면서 구조, 건물 설비, 건축 디자인을 초기 단계부터 함께 구상했다. 이 건물에는 IT 서비스 부서와 여러 학과의 서버·저장장치·통신 시스템이 들어간다. 흩어져 있던 노후 시설 여러 곳을 대신하며, 앞으로의 확장까지 염두에 두고 계획됐다고 한다.

스페인: 보수가 아닌 새 해안선

ArchDaily 中国에 따르면 스페인 소도시 코미야스(Comillas)에서는 Hector Navarro와 ARKHITEKTON이 좁은 보도와 넓은 주차장이 차지하던 땅을 새로운 공공공간으로 바꿨다. 기존 해변 산책로를 다시 단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새 해안선을 만들어 바닷가를 보행자에게 돌려줬으며, 마을의 공공공간 네트워크와도 이어 붙였다.

영국: 1970년대 건물의 퇴장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Stanton Williams는 옥스퍼드대학교의 신축·리모델링 프로젝트를 근소한 차이로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레슬리 마틴(Leslie Martin)이 설계한 1970년대 건물은 사라지게 됐다. 아슬아슬한 승인 과정은 기존 건물을 대체하는 결정이 결코 간단하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일본: 같은 재료, 다른 마감

일본 디자인 정보 사이트 JDN에 따르면 첫인상이 클릭률과 반응을 크게 좌우하는 SNS에서는 같은 소재, 같은 레이아웃이라도 마무리 방식에 따라 전달력이 몇 배씩 달라진다. JDN은 AI 시대 전문가의 작업 방식을 다루는 연재 첫 회에서 SNS 팔로워가 합계 8만 명 이상인 디자이너 YUCO를 소개했다. 그래픽 분야 이야기지만, 같은 자재로도 마감에 따라 공간 인상이 갈리는 인테리어에도 그대로 통한다.

나라는 달라도 닮은 점

스위스는 통합 설계와 확장 여지를, 스페인은 기존 틀을 벗어난 재구성을, 영국은 기존 건물 교체를 둘러싼 긴장을 보여준다. 규모는 달라도 세 사례 모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새로 할지를 먼저 정한 뒤 공간 전체를 함께 계획했다는 점이 닮았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전기·설비부터 계획: 콘센트 위치, 조명 배선, 배관을 마감재보다 먼저 정하면 다시 뜯어 고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 고칠 곳과 바꿀 곳 구분: 상태가 괜찮은 문틀·몰딩은 도장이나 시트로 살리고 노후한 부분만 교체하면 예산과 폐기물을 함께 줄인다.
  • 확장 여지 남기기: 공유기 자리, 여분 콘센트, 비워 둔 수납 칸처럼 나중에 늘어날 살림을 위한 공간을 미리 확보한다.
  • 통로부터 비우기: 주차장을 걷는 길로 바꾼 사례처럼 현관과 거실 동선을 막는 가구를 먼저 정리하면 좁은 집도 넓어 보인다.
  • 마감에 공들이기: 같은 자재라도 줄눈과 실리콘 처리, 걸레받이 이음, 조명 색온도 같은 마무리가 완성도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