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인테리어 소식을 보면 두 가지 흐름이 함께 보인다. 하나는 좁은 공간을 맞춤 가구로 정리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물건을 한 번 쓰고 버리지 않고 오래, 길게는 다음 세대까지 쓰자는 생각이다. 이번 달 멕시코와 일본에서 나온 두 소식이 이 흐름을 잘 보여 준다.

멕시코시티: 작은 집을 맞춤 가구로 정리하다

영국 디자인 매체 디진(Dezeen)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에 기반을 둔 마리엘 로사노 스튜디오(Mariel Lozano Studio)가 시내의 한 숙박용 아파트 인테리어와 가구를 맡았다. 스튜디오가 내세운 목표는 면적이 작은 공간을 잘 배치해 평온함을 만들고 어수선함을 줄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기성 가구 대신 이 공간에 맞춰 제작한 가구를 썼다.

이 집의 이름은 산루이스(San Luis)다. 음악과 디자인을 함께 다루는 매드 몽크 스튜디오(Mad Monk Studios)가 기획한 숙박 브랜드 '스테이스(Stays)'가 처음 선보인 곳이며, 앞으로 빌려 쓸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여러 곳으로 늘려 갈 계획이라고 한다. 숙소라도 '잠시 머무는 집'이니, 작은 면적에서 편안함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일반 주거에도 그대로 참고가 된다.

도쿄 긴자: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물건

일본 잡지 카사 브루타스(Casa BRUTUS)에 따르면, 1898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해 여행 가방을 만들어 온 리모와가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긴자 소니 파크에서 팝업 행사 '라이프 사이클스(Life Cycles)'를 연다. 행사에서는 가방이 한 사람의 평생 동안 쓰이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브랜드의 생각을 여러 방식으로 보여 주며, 만드는 사람의 솜씨도 직접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라는 달라도 같은 방향

멕시코 사례는 공간을, 일본 사례는 물건을 다루지만 질문은 같다. 얼마나 많이 갖느냐보다, 꼭 맞는 것을 얼마나 오래 쓰느냐이다. 공간에 맞춘 가구는 남는 틈과 잡동사니를 줄여 주고, 오래 쓸 물건은 자주 사고 버리는 일을 줄여 준다. 두 흐름 모두 결국 집을 덜 복잡하게, 더 차분하게 만드는 데로 모인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작은 방이나 복도 벽은 치수를 정확히 재고, 기성 가구보다 붙박이장이나 맞춤 선반으로 빈틈 없이 채울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본다.
  • 수납장은 문을 달아 물건이 밖으로 보이지 않게 하면, 같은 면적이라도 훨씬 차분해 보인다.
  • 가구와 생활용품은 수리하거나 부품을 바꿀 수 있는지, 이사해도 다시 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고른다.
  • 정리를 시작할 때는 '오래 쓸 물건'과 '곧 바꿀 물건'을 나누고, 앞의 것부터 자리를 정해 준다.
  • 바닥과 벽은 비워 두고 가구 수를 줄여, 작은 집에서도 쉴 수 있는 여백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