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건축 소식을 함께 놓고 보면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보인다. 한쪽에서는 오래된 건물을 고쳐 새 용도로 쓰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형 개발 사업 계약이 이어진다. 10월 중순에 전해진 미국과 중동 소식이 이 차이를 잘 보여준다.

휴스턴, 1930년대 커피 공장을 학교로

ArchDaily Brasil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Frank Liu Jr. Academy for Music and Arts(FLAMA)' 공사가 시작됐다. 설계는 OMA가 맡았고, 파트너 제이슨 롱(Jason Long)이 프로젝트를 이끈다. 기록 건축가(architect of record)는 RDLR Architects이고, 조경 설계는 SWA Group이 맡았다.

이 프로젝트에서 눈여겨볼 점은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 건물을 살린다는 것이다. 대상은 1930년대에 지어진 J. A. Folger & Co.의 역사적인 커피 공장이다. 이 공장을 예술 교육 공간으로 바꾸는 방식을 적응적 재사용(adaptive reuse)이라고 부른다. 매체에 따르면 완공된 시설의 면적은 6,050㎡이다. 학교는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학비가 없는 공립 차터스쿨로 운영될 예정이다.

산업 건물에 새 역할을 주다

생산 시설이었던 공장이 음악과 미술을 배우는 곳으로 바뀐다는 것은 건물의 수명을 용도 하나에 묶어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건물의 역사는 지키면서 지역에 필요한 기능을 새로 넣는 방식이다.

중동, 9월 계약 수주 잇따라

Construction Week Online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중동 곳곳에서 건설 계약이 연달아 체결됐다. 매체는 그중 주요 계약 8건을 골라 소개했다. 여기에는 Dubai Holding, Nakheel, Qiddiya, SAR 등 대형 개발사와 시공사가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번 자료에서는 계약별 금액이나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두 소식은 성격이 다르다. 미국 사례는 이미 있는 건물의 가치를 다시 찾는 쪽이다. 중동 소식은 대규모 개발 수요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모와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 어떤 공간을 무엇을 위해, 얼마나 오래 쓸지 정하는 일이 건축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집도 마찬가지다. 새로 들이기 전에 지금 있는 것을 어떻게 다시 쓸지 먼저 따져 보는 태도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철거 전에 살릴 것부터 적어 둔다: 문틀, 붙박이장, 몰딩처럼 상태가 괜찮은 부분은 보수나 도장으로 다시 쓸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 구조는 건드리지 않는다: 아파트에서 벽을 철거하거나 공간을 바꾸려면 내력벽인지 먼저 확인하고, 관리사무소에 신고·승인 절차가 있는지 알아본다.
  • 남는 방에 새 용도를 준다: 잘 쓰지 않는 방을 악기 연습실이나 작업실로 바꿀 때는 두꺼운 커튼, 러그, 흡음재처럼 간단한 방법부터 써 본다.
  • 오래된 흔적을 디자인으로 남긴다: 기존 바닥이나 벽의 질감을 모두 덮지 말고 일부를 남겨 집의 이야기를 살린다.
  • 공사는 단계별로 나눈다: 한 번에 다 바꾸기보다 용도가 바뀌는 공간부터 손보면 비용과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