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해외 건축·디자인 매체 소식을 묶어 보면 핵심어는 '새로 짓기'보다 '다시 잇기'에 가깝다. 영국에서는 오래된 가족 주택을 고쳐 정원과의 관계를 되살린 사례가, 독일에서는 도시권 전체를 무대로 하는 국제건축전시회의 준비 상황이, 일본에서는 미술관과 도서관이 한 시설로 묶인 공간의 전시 소식이 전해졌다. 다루는 규모는 집 한 채부터 도시권까지 제각각이지만, 이미 있는 공간을 사람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고민이 공통으로 깔려 있다.

영국: 20세기 중반 주택, 정원 쪽으로 방향을 틀다

영국 건축 전문지 The Architects' Journal에 따르면 설계사무소 Artform은 잉글랜드 체셔의 한 가족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증축했다. 20세기 중반에 지어진 이 집에서 이번 작업의 중심은 건물의 배치를 다시 정렬해 끊겨 있던 정원과의 연결을 되찾는 데 있었다. 그 결과 가족이 여러 용도로 함께 쓰는 넉넉한 공간이 생겼고, 실내에서 정원 끝까지 길게 내다보는 시선이 확보됐다는 설명이다.

허물고 새로 짓는 대신 기존 집을 살리면서 동선과 시선의 방향을 바꿨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방 개수를 늘리기보다 공간 하나가 여러 역할을 맡도록 한 선택으로도 읽힌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도시권, 2027년 전시의 해 준비

독일 건축지 db deutsche bauzeitung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 도시권에서 열리는 국제건축전시회 IBA'27은 2027년 4월 24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시의 해'를 운영한다. 이 기간에는 여러 프로젝트와 공사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프로그램, 워크숍, 각종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를 앞두고 db의 에므레 오누어 편집장은 슈투트가르트의 건축가의 집(Haus der Architekten)에서 IBA'27 대표 가브리엘레 쾨니히 박사, 총감독 안드레아스 호퍼와 만나 그동안의 진행 상황을 짚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완성된 건물뿐 아니라 짓고 있는 현장까지 공개한다는 점에서, 건축을 결과물이 아닌 과정으로 보여주려는 방식이 엿보인다.

일본: 미술관과 도서관을 한 지붕 아래에

일본 디자인 정보 사이트 JDN에 따르면 군마현의 오타시 미술관·도서관에서 「곤도 아키노 꿈의 타이틀(近藤聡乃 夢のタイトル)」전이 2026년 11월 21일부터 2027년 1월 24일까지 열린다. 시설 이름에서 드러나듯 미술 감상과 독서라는 서로 다른 기능이 한 건물에 함께 있다는 점에서, 공간의 쓰임을 겹쳐 놓는 복합 공간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나라별 차이와 공통점

영국 사례는 한 가족의 생활 공간, 독일은 도시권 단위의 건축 실험, 일본은 공공 문화시설이라는 점에서 출발점이 다르다. 그럼에도 세 소식 모두 공간을 따로 떼어 두지 않고 정원, 현장, 다른 기능과 이어 붙이는 쪽을 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창 쪽 시선부터 비우기: 거실 창 앞의 키 큰 가구를 옆 벽으로 옮기면 발코니와 바깥 풍경까지 시선이 길게 이어져 집이 넓어 보인다.
  • 한 공간, 여러 역할: 큰 식탁 하나를 식사·공부·재택근무에 함께 쓰고, 바퀴 달린 수납이나 접이식 가구로 용도를 쉽게 바꿀 수 있게 한다.
  • 철거보다 살려 쓰기: 공사 전 기존 구조와 배관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아파트의 내력벽은 손대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배치와 동선 위주로 바꾼다.
  • 책장을 작은 전시 공간으로: 책장 한두 칸을 비워 좋아하는 소품이나 그림을 두면 서재와 갤러리를 겸하는 코너가 된다.
  • 과정을 기록하기: 공사 전후와 진행 중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두면 다음 수리 때 배관·배선 위치를 확인하는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