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짓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다시 쓰는 흐름이 세계 건축에서 계속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주에는 서로 다른 대륙의 두 프로젝트가 눈에 띄었다. 하나는 미국 텍사스의 오래된 산업 건물을 학교로 바꾸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사라졌던 동네를 주택으로 되살리는 작업이다. 규모도, 쓰임새도 다르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장소가 지닌 기억을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휴스턴, 커피 공장이 예술학교로
ArchDaily 중국판에 따르면 휴스턴에 들어설 프랭크 리우 주니어 음악·예술 아카데미(FLAMA)가 공사를 시작했다. 설계는 OMA가 맡았고 파트너 제이슨 롱이 프로젝트를 이끈다. 실시 건축은 RDLR Architects, 조경은 SWA Group이 담당한다.
대상 건물은 1930년대에 세워진 J. A. Folger & Co. 커피 공장이다. 역사 건물을 허물지 않고 예술 교육 공간으로 고쳐 쓰는 적응형 재사용 방식이다. 연면적은 6,050㎡이며, 학비를 받지 않고 프리스쿨부터 8학년까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공립 차터스쿨로 운영된다. 개교 목표는 2027년 8월이다.
입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건물은 버펄로 바이유 동쪽 회랑에 자리하며, 맞은편에서는 터키 벤드 조경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리드 힐더브랜드가 NADAAA, 로저스 파트너스와 함께 설계한 이 프로젝트는 예전 공업 지대였던 물가를 공공 공간과 홍수에 대비한 조경으로 엮어 다시 짠다. 커피 공장의 변신도 이런 지역 전체의 전환 계획 가운데 한 조각이다.
케이프타운, 돌아온 주민을 위한 108가구
ArchDaily 브라질판에 따르면 Jakupa Architects and Urban Designers가 설계한 디스트릭트 식스 반환 주택 프로젝트는 케이프타운 도심으로 돌아오는 토지 반환 청구인에게 108가구를 공급한다.
설계는 옛 디스트릭트 식스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1966년 강제 철거가 있기 전 이 동네에는 아담한 골목 풍경과 활기찬 거리 생활, 이웃끼리 촘촘하게 이어진 관계가 있었다. 단순히 집의 개수를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런 공동체의 감각을 공간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다.
두 프로젝트의 공통점
- 기억의 보존: 한쪽은 건물을, 다른 한쪽은 동네의 분위기를 이어 간다.
- 공공성: 무상 학교와 반환 주택 모두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지향한다.
- 주변과의 관계: 건물 하나보다 수변 공간이나 골목처럼 주변 환경과 함께 설계한다.
한국 집에 적용하면
- 리모델링 전에 철거할 것과 남길 것을 먼저 나눠 보자. 상태가 좋은 원목 문, 몰딩, 타일 일부만 남겨도 집의 시간이 이어진다.
- 구축 아파트나 주택의 노출 콘크리트, 오래된 벽돌처럼 원래 있던 재료를 가리지 않고 살리면 공사 범위와 폐기물을 함께 줄일 수 있다.
- 가족의 추억이 담긴 가구나 물건을 둘 자리를 따로 정해 두면 새 인테리어 속에서도 집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 현관 앞, 복도, 단지 내 텃밭처럼 이웃과 마주치는 공간을 깔끔하게 가꾸면 작은 공동체 감각이 생긴다.
- 물가 공간을 홍수에 대비해 설계하듯, 욕실과 베란다의 방수·배수 상태부터 점검한 뒤 마감재를 고르는 습관을 들이자.






